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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글
우리 모둠살이 식구들은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을 쓰면서 저마다 올바르게 살아가는 길을 찾으려고 한다. 또한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가 우리 자신뿐 아니라 이웃과 겨레와 모든 사람들을 평화롭고 희망이 있는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게 된다고 믿는다. 이 길을 함께 가려고 하는 우리들은 우리 모둠살이가 앞으로 언제까지나 잘못된 길로 빠져들지 않고 세상의 등불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모둠살이 식구들이 마음에 새겨두고 지켜야 할 일들을 정한다.
제1장 모둠살이 목표
제1조 우리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기르고, 우리 자신을 올바르게 세우고, 이웃과 겨레와 온 인류가 이 땅 위에서 평화스럽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길을 찾아가려고 한다. 이 일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 글쓰기라고 믿고,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우리 모둠살이의 목표로 삼는다.
제2조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란 말에서 말을 가꾼다는 것은, 외국말에 쫓겨나고 짓밟히고 병들고 죽어가는 우리 말을 지키고 살린다는 뜻이고, 우리 말을 살려서 글을 쓴다는 뜻이다.
제3조 삶을 가꾼다는 것은 사람답게,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이것을 좀더 풀이하면 다음과 같은 말이 될 수 있다.
① 남을 해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② 자연을 잘 알아서 자연을 도와주고, 자연과 어울려 살아간다.
③ 일하고 공부하고 노는 것이 하나가 되는 삶을 즐긴다.
④ 이름없이 가난하게 살아가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⑤ 어린이와 같은 거짓 없고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⑥ 어린이를 사람답고 건강하게 키운다.
제4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우리는 다음 세 가지 면에서 좀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방법을 찾아 몸으로 일하도록 한다.
① 아이들의 말 살리기와 글쓰기 지도로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일
② 어른들의 글쓰기와 삶을 가꾸는 일
③ 우리 말 살리는 글쓰기
제2장 모둠살이의 성격
제5조 우리는 입신출세주의, 황금만능주의, 이기주의, 향락주의를, 사람을 타락시키고 사람 사회를 절망의 길로 몰아가는 것으로 보고 그것들을 이겨내고 넘어선 자리에서 모둠살이를 한다.
제6조 우리는 남에게 무엇을 바라고 요구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 바로 서고 바로 가고 바로 살도록 한다.
제7조 우리는 잇권을 목표로 하는 어떤 일(사업)도 하지 않는다.
제8조 모둠살이 식구들이 서로 친밀한 정을 나누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모둠살이는 친목을 위한 모둠이 아니다. 또한 글쓰기라는 취미를 즐기기 위한 모둠도 아니다. 우리는 다만 올바르게 살아가는 길을 찾아가면서 그 본을 보여주려고 한다.
제9조 모둠살이 식구들은 어느 곳에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취미를 즐기고 어떤 종교를 믿든지 그것은 저마다 자유롭게 할 일이다. 그렇게 다르게 살아가는 것을 서로 이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다만 우리 모둠살이의 목표에 어긋나는 생각과 삶이 되지 아니하여야 하며, 또한 한번 모둠살이에 들어와 함께 지내는 동안에는 모둠살이의 정신을 가지고 모둠살이의 규칙을 잘 지킬 것은 말할 것 없고, 나아가 스스로 일하고 공부하는 마음가짐이 되어야 한다.
제3장 모둠살이 살림
제10조 모둠살이의 모든 재산은 모둠살이 식구들이 의무로나 또는 스스로 내는 것과 몸과 마음으로 이바지하는 일로 마련한다.
제11조 지금까지 이뤄 놓은 정신과 물질의 모든 재산은 모둠살이 식구들이 함께 가질 것으로 소중히 여겨서 이것을 잘 보존 관리하고 가꾸어 가도록 한다.
제12조 재산을 보존하고 관리 운용하는 일과 모둠살이의 여러 가지 일(사업)들은 모둠살이 식구들이 몸과 마음으로 스스로 이바지하는 활동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13조 모둠살이에서 언제나 하여야 되는 여러 가지 일은 '모둠살이 일꾼'을 뽑아서 하도록 한다.
제14조 모둠살이 일꾼은 모둠살이에 몸과 마음으로 이바지한 정도가 높은 식구를 가려뽑아 정한다.
제15조 모둠살이에 이바지한 정도를 알아보는 것은 다음 몇 가지로 한다.
① 회보에 발표한 글(좋은 글을 얼마나 발표하였는가?)
② 연수 주제 발표, 토론 참여, 강좌 참여, 그밖의 연수 활동.
③ 학급문집, 학교밖문집, 어린이 글모음, 연구논문집, 개인문집 펴내기.
④ 지역 모둠살이 공부 활동 실적
⑤ 모둠살이 일꾼이나 모둠 대표로 일한 공적
⑥ 그밖에 모둠살이에 특별히 도움을 준 일
제16조 어떤 행사를 하거나 사업을 벌일 때는 언제나 모둠살이가 가야 하는 목표에 맞도록 할 것이고, 또한 가장 중요하고 먼저 해야 할 절실한 일부터 하도록 한다.
제17조 모든 일은 이 모둠살이 규칙과 또한 따로 정해 놓은 회칙을 따라 충분한 의논과 토론을 거쳐서 민주 방식으로 원만하게 결정하도록 한다.
제18조 다만 이 과정에서 모둠살이 일꾼들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하며, 모둠살이가 나아가는 길을 밝히고 나아가는 걸음을 확인하는 일의 알맹이를 모둠살이 일꾼들이 맡아서 하여야 한다.
제19조 모둠살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적어 놓는다.
제20조 모둠살이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모둠살이 식구들이 의무로 내는 회비로 충당한다. 다만 특별한 일이 있어 필요할 때는 특별 경비를 모을 수 있다.
제21조 외부에서 들어오는 금품은 우리 모둠살이에 진심으로 공감하여 이를 돕고자 하는 경우가 아니고는 어떤 것도 받지 않는다.
제22조 회보의 원고는 모둠살이 식구들이 스스로 삶을 가꾸는 마음가짐으로 쓰는 일이요 공부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른바 고료를 받고 싣는 일반 신문이나 잡지의 글과 같을 수 없는 높은 정신에서 나온 글이다. 우리 회보에 실리는 글과 교직에 있는 식구들이 내고 있는 학급문집이나 학교밖 문집은 우리 모둠살이가 거두어 보이는 가장 귀중한 열매로 보아야 하며, 이 열매가 알차고 넉넉하게 맺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제23조 모둠살이 식구가 한번 회보에 발표한 글을 그 뒤에 다른 책으로 모아 내려고 할 때는, 그 글을 쓴 사람이 마음대로 권리를 쓸 수 있다. 다만 모둠살이 전체 이름으로 여러 사람의 글을 함께 모아 책으로 펴낼 경우에는 저마다 그 권리의 일부를 모둠살이에 바칠 수 있다.
제24조 모둠살이의 대표를 비롯한 모둠의 모든 일꾼들은 모둠을 위하는 일을 하는 데서 그 값을 금전으로 받을 수 없다.
제25조 모둠살이의 모든 일은 식구들이 스스로 나아가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원칙으로 모둠살이가 살아 움직이는 자리가 되도록 한다.
제26조 다만 사무를 전담해서 언제나 처리해야 할 식구가 필요할 때는 그 식구가 따로 생업을 가질 수 없는 경우에만 그 생활을 최소한도로 보장해 주기 위해 일정한 보수를 줄 수 있다.
제27조 이 유급 사무직원은 모둠살이에서 부리는(고용하는) 사람일 수 없다. 어디까지나 모둠살이의 한 사람으로서 모둠살이에 이바지하는 정신으로 살아가는 식구이어야 한다.
제28조 모둠살이 식구 가운데서 우리 모둠살이의 목표와는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거나, 우리 모둠살이의 이름을 더렵혔거나, 잘못이든 일부러 했든 우리 모둠살이의 재산에 큰 손실을 가져오게 한 사람은 철저하게 그 책임을 지워서 제명처분이나 그밖에 알맞은 조처를 한다.
제4장 모둠살이 공부(연수)
제29조 모둠살이 식구들이 정한 때와 자리에 모여 어떤 문제를 두고 함께 의논하고 생각하고 토론하면서 지내는 과정을 공부(연수)라 한다.
제30조 공부에 드는 모든 비용은 그때마다 참석하는 식구들이 모두 나누어 낸다.
제31조 의견을 발표하고 토론할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모든 식구들이 자유롭고 공평하게 그 생각을 나타낼 기회를 가지도록 한다.
제32조 공부하는 내용을 결정할 때도 식구들의 의견을 참고하고, 공부하는 자리를 맡아 진행하는 일도 식구들이 고루 그 일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33조 공부하는 동안에는 어떤 자리에서도 같은 식구들에게 폐가 되거나 공부에 방해되는 일을 할 수 없다.
제34조 방안에서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 아무 때나 음식을 먹을 수 없고, 더구나 술을 마시는 일을 삼가며, 잠을 안 자고 밤을 새우는 일이 없도록 한다.
제35조 공부하는 일에서 필요한 사무처리와 청소 정리는 식구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한다.
제36조 공부하는 동안에 식사는 원칙으로 식구들 스스로 마련하도록 한다. 밥을 짓고 반찬을 장만하는 일은 물론이고, 이런 먹을거리의 재료부터 식구들이 일해서 거둔 곡식과 채소로 하도록 한다. 다만 이런 시설과 농사짓기의 준비가 제대로 될 때까지는 달리 할 수 있다.
제37조 공부하는 가운데 연구발표나 강의를 하는 모든 활동은 그 댓가를 금전으로 치를 수 없다. 외부 사람을 강사로 초청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38조 먹고 자고 하는 과정에서 그 자리와 환경이 조금이라도 다치거나 더렵혀지지 않도록 할 것이고, 이런 삶 자체가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공부가 되어야 한다.
제5장 세상살이
제39조 세상살이라 함은 식구들이 공부를 마치고 모둠살이를 떠나 저마다 살아가는 가정으로 직장으로 돌아갔을 때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제40조 세상살이는 모둠살이에서 공부한 것을 실제로 행하고, 다시 온갖 문제에 부딪쳐 그것을 풀기 위해 애쓰고 고민하고 하면서 자기를 바로 세우는 삶이 되도록 한다. 그리하여 모둠살이 식구가 있는 가정이나 직장이나 동아리가 또 다른 모둠살이로 되어 나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41조 아이들을, 점수 따기 경쟁장으로 몰아 채찍질하는 짓과, 저 혼자만 기분좋게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일과, 겉모양 꾸미고 유행을 따라가게 하는 태도와, 약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도록 하는 마음-이런 아이를 기르는 어른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아이를 자기와 같은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대접하면서 키워야 한다. 자기가 낳은 자식이라고 해서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아이는 하늘과 자연이 준, 그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귀한 생명이다.
제42조 교직에 있는 사람은 교직을 밥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여 기계처럼 근무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마음가짐은 교직을 언제까지나 불만스럽고 괴로운 직장으로 만들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스스로 즐겨서 일하는 자리라 여겼을 때 교직은 언제나 즐거운 나날이 될 것이다. 글쓰기 지도, 학급 문화 만들기, 학급문집 펴내기-같은 것도 이런 우리들의 이바지하는 모둠살이 정신을 살려서 했을 때 비로소 그 열매를 잘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제43조 먹고 입고 가지고 일하고 말하고 글쓰고 하는 모든 삶이 우리 모둠살이의 정신으로 하게 되었을 때, 세상은 밝아지고 우리 스스로 이웃과 세상의 빛이 될 것이다.
붙임 이 <모둠살이 규칙>은 이미 정해 놓은 <글쓰기 회칙>의 내용을 더욱 알차게 채워주고, <글쓰기회 회칙>과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는 것으로 서기 2000년 1월 9일 글쓰기회 총회에서 심의하여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