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글쓰기교육연구회 소개 > 글쓰기 교육의 지난날과 오늘 > 무슨 공부를 하였나
- 눈총을 받고, 따돌림을 당하고, 온갖 불이익에다가 신변의 위협까지 느끼면서도 우리는 굽히지 않았습니다. 아니, 탄압이 심하면 심할수록 우리는 다만 아이들을 지키는 일에 온 몸을 바쳤고, 같은 길을 가는 동지로서 뜨거운 사랑으로 뭉쳤습니다. 그 수가 전체 교원 수에 대면 참으로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지극히 적은 수의 우리들이 켜 놓았던 등불은 그 뒤로 수많은 교육자들이, 참 교육의 길임을 깨닫고 함께 가는 길로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 그 동안 우리가 한 해에 두 번씩 전체 회원들이 모여 현장에서 실천한 것을 발표하고 토론하고 공부한 것을 대강 짚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 어린이들의 글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우선 우리는 아이들의 글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아이들이 쓴 글을 교사가 제멋대로 고치지 말고, 먼저 그것을 이해하는 눈과 마음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글쓰기 지도의 첫걸음이 여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 다음은 교과서의 글 흉내, 남의 글 흉내, 상 타기를 목표로 하는 글쓰기, 어른들의 문예작품 흉내, 거짓말 지어내기… 이런 글쓰기를 철저하게 비판하면서 자기 삶을 정직하게 쓰는 지도를 하자고 했습니다. 본 대로 들은 대로 한 대로 정직하게 쓰고, 그 다음에는 한 걸음 나아가서 가치가 있는 글, 남들이 읽을 만한 글, 읽어서 무엇인가 얻어 가질 수 있는 글을 쓰도록 했습니다.
- 농촌 중심의 사회가 도시 산업 사회로 바뀜에 따라 자연이 짓밟히고 병들고 사라지게 되고, 온갖 공해 문제가 일어나 모든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방안에 갇혀서 책만 읽고 외우고 쓰고 하는 것을 공부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무슨 글을 쓰게 할 수 있을까? 자연이 없이 자라나는 아이들은 병들 수밖에 없고, 사람다운 감정이나 생각을 가질 수가 없지요. 아이들에게 자연을 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자연을 알고 자연을 사랑하고, 죽어가는 자연을 살리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이래서 자연에 눈을 돌려서 자연을 살피고 가꾸고 자연의 삶을 즐거워하는 글쓰기를 하도록 했습니다.
- 아이들이 삶을 빼앗기고 자연을 잃고 방안에서 책만 읽고 외우고 쓰는 공부를 함에 따라 또 한 가지 중대한 문제가 생겨났습니다. 그것은 말의 오염이고, 잘못된 글말을 쓰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우리 말을 귀로 듣고 삶에서 익히는 것이 아니고 책으로 읽어서 책에 나오는 말을 그대로 따라 쓰게 되었습니다. 그 책의 말은 잘못된 한자말투성이고, 잘못된 외국말법으로 된 것이라, 이제 우리 아이들은 우리 겨레말을 제대로 이어받지 못하는 중대한 판국이 되었습니다. 신문과 방송으로 읽고 듣고 하는 어른들의 글과 말도 날마다 우리 말을 오염시키는 근원이 되고 있습니다. 이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말을 죽이지 않는 글을 쓰게 하는 것이 급하고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는 이렇게 되어 더욱더 어려운 형편에 몰리고 뒷걸음치는 꼴이 되었습니다.
- 아이들이 삶을 빼앗기고 자연을 잃고 방안에서 책만 읽고 외우고 쓰는 공부를 함에 따라 또 한 가지 중대한 문제가 생겨났습니다. 그것은 말의 오염이고, 잘못된 글말을 쓰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우리 말을 귀로 듣고 삶에서 익히는 것이 아니고 책으로 읽어서 책에 나오는 말을 그대로 따라 쓰게 되었습니다. 그 책의 말은 잘못된 한자말투성이고, 잘못된 외국말법으로 된 것이라, 이제 우리 아이들은 우리 겨레말을 제대로 이어받지 못하는 중대한 판국이 되었습니다. 신문과 방송으로 읽고 듣고 하는 어른들의 글과 말도 날마다 우리 말을 오염시키는 근원이 되고 있습니다. 이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말을 죽이지 않는 글을 쓰게 하는 것이 급하고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는 이렇게 되어 더욱더 어려운 형편에 몰리고 뒷걸음치는 꼴이 되었습니다.
- 사람은 먹고 입고 쓰고 하는 것이 넉넉하면 그만 그 마음이 병들고 타락합니다. 아이들도 물질이 너무 풍족하면 사람다운 마음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대체로 모든 것이 풍족하고 넘치는 가운데 자라나면서 모든 행동이 자기 중심으로 되고, 사람답지 못하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본래 우리 겨레가 가졌던 삶의 전통-가난 속에서 서로 먹을 것을 나누고 서로 도와 주고 하던 삶을 내버리는 것이지요. 사람다운 마음을 찾아 가지고, 자연을 살리고,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는 인간 교육, 민족 교육을 가난하게 살기로 하여 보자는 것입니다. 가난하게 사는 것은 부끄러운 것, 내버리고 멀리 해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것으로 가까이 하고 그것을 끌어안고 아끼고 소중히 여기고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는 것이라 보았습니다.
- 대강 이와 같은 주제로 우리는 아이들과 우리 자신의 삶을 바로 세우고 가꾸는 글쓰기(교육)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이러는 동안에 우리 회원들이 쓴 책이나 엮어 낸 학급문집도 많이 나와서 전국에 보급되어 교육계에 큰 영향을 주게 되고, 이제 '글쓰기'라는 말과 '어린이 시' '삶을 가꾸는 교육'이란 말은 아주 보통명사가 되어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