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5-04-17 03:47
2014년 8월 연수를 다녀와서(권순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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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태희
조회 : 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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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안아주며 마지막 인사 나눌 때,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김경해 선생님의 “나도 그랬어. 나도 글쓰기 시작한 지 10년까지는 글쓰기 해야 하나 고민 했어.”란 말에 눈물이 나온 거다.
‘글쓰기 회원은 글을 갖고 서로 얘기를 나눠야 한다. 그런데 글로 얘기 나누지 않는 나는 글쓰기를 계속 할지가 고민이다.’는 말을 연수 뒤 느낀 점 나누는 자리에서 살짝 비췄다. 그 말을 듣고 김경해 선생님이 한 말이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눈물이 나오면서 공감 받고 위로 받았다는 마음과 함께, 가슴에 얹어 놓은 큰 돌덩이가 확 날아간 기분이었다.
‘아, 공감 받는다는 게 이런 마음이구나.’ ‘이젠 다시 글로 얘기 나눌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눈물은 계속 쏟아졌지만 정말 홀가분한 마음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공부 모임에 ‘바쁘다, 아프다’는 핑계로 내 글과 우리 반 아이들 글을 갖고 가지 않았다. 글을 갖고 간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잘 쓴 글, 잘 다듬어진 글을 갖고 가야할 것 같았다. 또 다른 선생님의 글과 자꾸 견주다 보니 내 글이 너무 볼품없어 보였다. 잘 쓴 글을 갖고 가고 싶었다. ‘이럴수록 더 글을 갖고 가서 얘기 나눠야 해.’ 하는 마음은 생각뿐이었다.
점점 공부 모임에 간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보니 함께 공부하는 동무들한테도 마음은 닫아졌다. 글쓰기를 놓고 싶진 않고, 마음은 불편하고, 그렇다고 글을 갖고 갈 엄두는 못 내고. ‘어쩌지, 어쩌지’ 하는 마음으로 지내다 여름 연수까지 갔다.
이번 여름 연수는 어떤 연수에서도 보고 들을 수 없는 귀한 주제와 사례발표와 윤태규 선생님, 이호철 선생님의 퇴임잔치가 있었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과 큰 울림이었다.
무엇보다 연수 끝자락에 고민의 해결 방향을 찾은 것 같아 행복하다. 2학기에 함께 공부하는 동무들과 얼마큼 글로 나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마음에 올라온 생각을 지켜보며 있는 그대로를 알아차릴 거다. 그러면 잘해야겠다는 욕심은 내려지고, 어느덧 글쓰기에 차근차근 다가가 앉은 내가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할 나를 믿는다.
(201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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