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6-06-26 00:57
글쓴이 :
이주영
조회 : 4,652
|
교육운동의 기본 방향
나는 교사들이 펴고 있는 교육운동의 궁극 목표가 필경 아이들을 참된 인간으로 키워나가는 데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교사들이 이런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외부와 내부의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추는 일을 힘을 모아 벌여나가는 것이 교육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참교육을 하기 위한 외부 조건이란 무엇인가? 예를 들면 ① 법이라든가 제도라는가 하는 것을 민주교육의 관점에서 개선하고 개혁하는 일, ② 행정을 민주적으로 혁신하는 일, ③ 인간교육을 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드는 일 ④ 교사들이 생계를 염려하지 않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드는 일, ⑤ 아이들을 중심으로 하여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인간 관계를 바로 세우는 일-들이다. 다음, 내부 조건이란 것은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민주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하려는 태도를 가지며, 그런 분위기와 풍조, 풍토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교육의 실천은 말할 것도 없이 각급 학교의 교실에서 구체적인 어느 교과 혹은 생활지도를 통해 이루어간다. 각 교과지도, 생활지도, 그리고 모든 교과를 통합한 인간교육의 방향과 방법의 연구가 시급히 요청된다. 지금까지 우리가 하여온 것은 시험 점수를 쟁탈하는 살벌한 싸움을 시킨 것이지 결코 교육이 아니었다. 참된 교육의 실천은 필경 교사들의 아이들 사랑, 겨레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난 자발적 참여 없이는 결코 바랄 수 없는 것이기에 이것을 내부 조건이라 부르는 것이다. 외부 조건과 내부 조건은 전혀 따로 떨어진 별개의 것이 아니다. 외부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서는 내부 조건을 갖추기가 지극히 어렵고, 한편 내부 조건 갖추기를 전제로 하지 않은 외부 조건은 아무런 뜻이 없다. 그러기에 교육운동에서는 항상 이 두 가지를 함께 해나가야 비로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참교육으로 가는 길 64-65쪽)
우리 글쓰기회는 교육 현장에서 올바른 실천을 연구하고 추진하는 일을 해 왔다. 교육의 외부 조건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고, 그것을 갖추기가 거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래도 교사는 아이들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아이들의 삶을 지키고 가꾸는 운동을 벌여왔던 것인데, 그만큼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외부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운동이 또 다른 많은 교사들에 의해 전개되고 있다. 외부의 교육운동도 필요하고, 그런 쪽에 더욱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그쪽을 열심히 할 것이지만, 교육운동의 궁극목표가 아이들 참되게 가꾸는 일에 있다는 것만은 잊지 말 것이다. 바깥 일에 모든 관심이 쏠릴 때일수록 우리가 진짜로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을 마음 깊이 새겨서 나날이 하는 일에 보람을 가져주었으면 싶다. 사실은 우리 글쓰기 운동 자체에서도 내부와 외부의 두 가지 일이 있다. 교실에서 아이들 상대로 실천하는 일뿐 아니라, 밖으로 우리가 하는 일을 알리고, 바른 교육을 함께 하도록 권고하며, 잘못된 이론과 실천을 비판하여 바로잡는 외부의 일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참되게 살아가는 길을 찾고, 그런 길을 가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들을 없애버리는 데에 힘을 모으는 일, 이것이 교육운동의 본질이요 본길이다.(참교육으로 가는 길 66쪽) *참교육으로 가는 길(1990.한길사)에서 뽑았습니다. 그대로 옮기면서 꼭 필요하지 않는 ‘- 의’만 몇 군데서 버렸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