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6-07-26 23:35
글쓴이 :
이주영
조회 : 4,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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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신나는 글쓰기》를 내면서 머리말 글은 왜 쓰는가? 1. 글은 왜 써야 할까요? 2. 맺힌 마음을 풀기 위해서 3.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것 4.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 주는 것 5. 자기 생각, 자기 삶이 귀중하다 6. 참말과 거짓말 7. 서투른 말에 담긴 진실 무엇을 쓸까? Ⅰ 1. 무엇을 쓸 것인가? 2.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 3. 조그만 일과 큰 일 4. 방금 있었던 일 5. 지난날의 이야기 6. 괴로운 이야기, 슬픈 이야기 7. 가치가 있는 글 8. 다시, 가치가 있는 글 9. 들은 얘기를 써 보자 10. 시킴을 받아서 쓰는 글 무엇을 쓸까? Ⅱ 1. 써야 할 얘기를 뒤로 미루지 말고 2. 늘 되풀이되는 일과 새로운 일 3. 평범한 나날의 이야기 4. 남들이 잘 안 쓰는 것 5. 자기를 말하는 글 6. 남의 얘기를 쓰는 글 7. 비판하는 경우와 옹호하는 경우 8. 도시 어린이가 쓰는 글 9. 농촌 어린이가 쓰는 글 10.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 11. 생생한 놀이의 모습을 보여 주자 어떻게 쓸까? 1. 중심과 차례를 정해서 2. 단락을 지어서 3. 확신을 가지고 한꺼번에 4. 그 때 일을 잘 생각해 내어서 5. 겪었던 일을 지금 겪는 것같이 6. 조그만 것이라도 정을 가지고 대해야 7. 저학년의 글쓰기 8. 알맹이가 있어야 9. 정직한 글과 보이기 위한 글 10. 착한 어린이가 된 것처럼 쓰지 마세요 -참 글, 거짓 글 11. 긴 글을 써보자 12. 쉬운 말, 알맞은 말을 쓰도록 -글 다듬기의 실제 13. 살아가는 태도와 글쓰기 여러 가지 글 쓰기 1. 본 대로, 들은 대로, 한 대로 -겪은 일 쓰기 2. 배운 것을 정리해서 제 것으로 삼는 글 - 밝힘글 쓰기 3. 자기 생각을 담아서 -느낌글 쓰기 4. 책 읽기가 즐거워지도록 -책읽고 느낌을 쓰기 5. 삶 속의 절실한 의견을 -주장하는 글 쓰기① 6. 웅변과 자기 생각 주장 -주장하는 글 쓰기② 7. 분명하고 조리 있게 말하는 공부부터 -주장하는 글 쓰기③ 8. 삶 속에서 우러난 생각 -주장하는 글 쓰기④ 9. 즐거운 일기 쓰기 10. 쓰면서 즐겁고 받아서 즐거운 편지글 11. 사람으로 살펴보는 자연 작품 찾기 《신나는 글쓰기》를 내면서 이 책은 《글쓰기, 이 좋은 공부》의 고침판입니다. 7년 전에 이 책이 나온 뒤로 어린이들에게 꾸준히 읽히고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의 관심을 모아 왔습니다만, 지은이로서는 허술한 대문이 많다고 생각되어 늘 불만스러웠습니다. 더구나 몇 해 전, 우리말이 크게 잘못 쓰이고 있는 사실에 눈을 뜨고부터는 내가 쓴 글도 우리말을 병들게 하고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말을 가르치고 있었구나 싶어 책 생각을 할 때마다 큰 죄를 지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바삐 고침판을 내어야 되겠다고 벼르다가 이제야 겨우 뜻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 고침판은 내용도 여기 저기 많이 고치고 보태고 깎고 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잘못된 남의 나라 글자말과 말법을 죄다 깨끗한 우리 말로고치고 다듬기에 애썼습니다. 그러자니 새로 쓴 글같이 되어 이렇게 아주 새 책으로 꾸미고, 책 이름도 새로 지었습니다. 여기서 참고로 고친 말 가운데서 많이 나왔던 것을 다음에 들어 봅니다. 이런 말들은 어린이 여러분들도 흔히 어른들을 따라서 잘못 쓰고 있으니 잘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잘못된 말→바로잡은 우리 말 ․그래서 보다 나은 생각을→그래서 더 나은 생각을 ․벙어리가 아닌 이상→벙어리가 아닌 바에는. 벙어리가 아닌 다음에는. 벙어리가 아니고서는. ․모양․색깔․느낌 등을→모양․색깔․느낌들(따위)을 ․전혀→조금도 ․직접→바로 ․즉→곧 ․현재→지금 ․특히→더구나 ․혹은→또는 ․구체적으로→뚜렷하게 ․근본적임→근본이 되는 ․비교해→견주어 ․하는 데 있어서→하는 데서 ․이유→까닭 ․매일→날마다 ․생명→목숨 또, ‘서사문’은 ‘겪은 일 쓰기’나 ‘겪은 일 쓴 글’로 고쳤고, ‘감상문’은 ‘느낌글’로 고치고, ‘설명문’은 ‘밝힘글’로 썼습니다. ‘구상’이란 말도 ‘얼거리 잡기’라 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우리 말을 살려야 하는 일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이 고침판을 보시는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을 기다립니다. 1993년 4월 이오덕 머리말 이 책은, 글이란 어떤 특별한 취미나 재주를 가진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고, 글자만 알면 누구든지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지었습니다. 그리고 글쓰기란 남에게 보이기 위해 억지로 꾸며 만들어 내는 거짓스럽고 고통스러운 공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는, 참으로 즐거운 공부임을 모든 어린이들이 깨닫도록 하기 위해 지은 책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사람답게 자라나도록 하는 글쓰기 교육을 오랫동안 하여 왔습니다만, 그 동안 선생님들이 올바른 지도를 하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을 몇 권 내었을 뿐이지, 부끄럽게도 어린이들이 직접 읽도록 쓴 책은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주는 글쓰기 공부 책으로서는 처음 내는 것입니다. 나는 교실에서 어린이들에게 이론으로 글 이야기를 지루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를 잘 압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될 수 있는 대로 이론이 되는 말을 짧게 줄이고, 대신 재미있고 적절한 보기글을 많이 들어서 여러분들이 글쓰기의 올바른 길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방법을 1. 글은 왜 쓰는가? 2. 무엇을 쓸까? 3. 어떻게 쓸까? 4. 여러 가지 글쓰기 - 이 네 가지로 나누어 글쓰기에서 기본이 되는 문제는 빠짐없이 다루었습니다. 지금, 어린이를 위한 글쓰기(글짓기) 공부 책이 여러 권 책방에 나와 있는 줄 압니다만, 이 책이 어린이와 글과 글쓰기 공부를 보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서 다른 책들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 믿습니다. 다만 이 글들이 《소년조선》에 연재하면서 그 때 그 때 시간에 쫓겨 쓴 것이어서, 얼마쯤 고치고 다듬기는 하였지만 아쉬운 점이 많은 줄 압니다. 부디 이 책을 읽는 어린이와 선생님들께서 모자란 곳을 지적해 주시면 훗날 더욱 알찬 책으로 다듬고 채우겠습니다. 1986년 5월 5일 이오덕 4. 방금 있었던 일 여러분들이 쓴 글은 흔히 첫머리에 ‘내가 3학년 때 일이었다’든지 ‘지난 봄 어느 날이었다’든지 하여 몇 해 전이나 몇 달 전의 얘기를 쓴 것을 봅니다.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왜 하필 멀리 지나가 버린 일을 쓰려고 할까? 자세한 것은 다 잊어버렸을 텐데, 그리고 어제 오늘 겪은 일이 더 쓰기 쉽고 쓰고 싶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멀리 지나간 얘기를 쓴 글의 제목을 보면 대개 소풍이라든가, 수학여행이라든가, 운동회라든가, 생일잔치 같은-말하자면 특별한 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쓴 사람은 대개 글을 보는 눈, 글에 대한 생각이 크게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글이란 평소에 누구나 보고 듣고 겪는 일은 쓸 가치가 없고, 뭔가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일, 재미있고 기분 좋게 지낸 일, 교과서나 다른 책에 나올 것 같은 일이라야 좋은 글감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니 말입니다. 사실 이런 글은 거의 모두 읽을 맛이 없고, 재미가 없는 글이 되어 있습니다. 멀리 지나간 날의 얘기는 어른들이나 즐겨 쓰는 글감입니다. 여러분들은 그 때 그 때 있었던 일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만 자세하게 재미있게 쓸 수 있습니다. 다음은 1학년 어린이가 쓴 글입니다. 쉬는 시간 인희하고 시소도 타고 미끄럼도 타고 놀기도 하였습니다. 인희하고 노는 게 참 재미있었습니다. 인희가 그네를 타자고 해서 그네를 타고 놀았습니다. 나는 인희하고 놀아서 즐거웠습니다. 이것은 방금 운동장에서 논 얘기를 쓴 글입니다. 바로 몇 분전에 있었던 일이니까 2학년이나 3학년쯤 되면 뛰어놀 때의 모습, 동무들과 서로 지껄인 말들을 얼마든지 자세하게 생각해 내어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고무 판화 /4년 남 다섯째 시간에 고무 판화를 했다. 나는 점심을 먹고 고무판을 가지고 학교로 왔다. 들어갈 종이 쳐서 나는 고무판을 꺼내어 책상에 올려 놓고 우리 형이 조금 본뜬 걸 안 하고, 본을 떴다. 나는 손이 떨렸다. 그리고 나는 자꾸 눈물이 나왔다. 왜냐하면 아버지하고 어머니하고 싸워서 어머니가 대전에 다서 있기 때문에 나는 자꾸 눈물이 나왔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렇다. 이것은 그날 있었던 일을 쓴 것입니다. 아마 일기에 적어 두었던 글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날 그 날 쓰고 싶은 것을 적어 두는 일기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어서 정직한 글쓰기 공부를 하는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내가 한 일 /성주 대서국교 6년 김기수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대구에 공부를 하는 형들이 일을 거들어 주러 왔다. 우리 식구들이 다 같이 한 자리에 모여서 아침밥을 먹으니 밥맛이 참 좋았다. 아침밥을 먹고 나서 새떠꿀에 일을 하러 갔다. 그러나 나 혼자 몰래 빠져 나왔다. 점심때가 조금 넘었을 때 돌아오니까 우리 식구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아버지께서 꾸중을 하실 줄 알았다. 꾸중은커녕 올라와서 밥 먹으라고 하셨다. 밥을 먹고 나서 어머니께서 꼴과 시죽(쇠죽)을 끼리라고(끓이라고) 하셨다. 나는 어머니 소리를 들은 체 만 체 또 놀러 갔다. 친구들과 같이 기왓장에 새집을 꺼내다가 들켜서 꾸중을 듣기도 하였다. 또 오들개를 따 먹고서 옷을 버리기도 했다. 이렇게 놀다 보니 벌써 해질 때가 다 되었다. 나는 이제야 어머니 말씀이 생각나서 얼른 집으로 내려가 꼴을 빌려고(베려고) 포대기를 꺼내었다. 그런데 아무리 낫을 찾아도 낫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집에 있는 꼴을 꺼내어서 포대기에 살살 넣어서 두 포대기나 담았다. 소죽을 끼릴려고 하니 점심때 소죽이 남아 있어서 소죽을 끓이지 않았다. 그래서 또 친구들과 같이 놀러 갔다. 밤이 되자 아버지께서 오셔서, 기수 너 꼴 비지 않고 집에 있는 꼴 넣었지, 하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나는 아버지, 어떻게 아셔요? 하고 여쭈어 보니 아버지께서는 꼴을 써리려고 니가 빈(벤) 꼴을 부어 보니 꼴이 말란(마른) 꼴이라서 알았다고 하셨다. 나는 일요일은 형들이 있어서 놀지만 다른 날은 열심히 일을 한다. 이것도 그날의 일을 쓴 글입니다. 만약 어쩔 수 없는 일로 그날의 일을 그날에 못 쓴다면 다음날에는 써야 합니다. 곧, 어제 있었던 일을 쓰는 것이지요. 이틀이나 사흘이 지난 것은(특별한 일이 아니면) 안 쓰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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